오늘도 야근이기에
잠깐 짬을 내어 저녁을 마셨다.
이건 정말 마신 수준이다.
입천장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뜨거운 수제비였지만,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정말 꾸울~꺽 마시고 식사를 마쳤다.
너무 빨리 먹은 탓인가..
입이 심심하다 싶었고, 그 길로 편의점 앞에 섰다.
그리고, 껌 한통만 사자고 되뇌었다.
어제 씹고 싶었던 은단껌이면 한통이면 충분하다고
나 스스로에게 이야기 하고 편의점 앞에 들어섰다.
.
.
.
한 눈에 딱 보이면 좋았을 은단껌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좋아하는 초코바가 눈앞 매대 층층이 나열이 되어 있고,
오른쪽 코너를 도니, 이 세상 모든 초콜렛이 그 곳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찾는 은단껌은
그 초콜릿들 밑에 밑에 밑에 있었다.
무릎을 꿇지는 않아도 되지만,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혀야만 되는 그 자리.
은단껌이 있는 그 자리에 내 시선을 두기 전까지
많은 초콜릿들이 나의 눈과 뇌를 지나갔고,
나의 감각은 나의 뇌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껌 한통 카드로 결제하려고?'
초콜릿을 안 먹은지 오래되었다는 둥,
2+1이기에 지금이 기회라는 둥,
이런 이야기는 나에게 그렇게 설득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다 잘 알기에
첫마디가 쩌어~~~ 말이었다.
어떻게 껌 하나만 카드로 결제하니? 예의도 없니? 상도(?) 도 없니? 라는
아무말 대잔치 생각들이 마구 올라왔다.
다행이도 700원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껌의 가격이 올라 1,000원.
카드로 결제해도 나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 전혀 손색이 없을 가격이긴 하였다.
그대로 결제!!!!! 했으면 좋으련만..
뭔가 손이 부끄러웠고,
결국 2+1하는 과자 3봉지와 새로나온 청포도맛 마이구미까지 집어들었고,
봉투 하나를 부탁하여 간식들을 차곡히 담아 넣고 나서
마음 편하게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편의점 아주머니께서 신용카드가 이쁘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스타벅스 현대카드'
1,000원을 카드로 결제하는 것에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뭘까?
한두가지 이유는 아닐 것이다.
남의 의식하고 눈에 띄는 것을 극도로 불편해하는 성격에서도 그럴 것이다.
때때로
나의 것을 주장하지 못하는 그런 나의 태도와도 일치하는 것이겠지?
아무튼,
1,000원이면 충분히 내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에
5,000원을 쓰고 나와 이렇게 또 글을 써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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