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직원들이 나를 포함 총 11명.
그 중에 서울출신(?)은 나 뿐이었던 적이 있었다.
거제도에서
울진에서
목표에서
동두천 등에서 왔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오직 '나' 한 사람 뿐이었다.
그런데, 반전은..
내가 서울사람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11명 중에서 서울에서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와 유행들에 가장 둔했고 느렸다.
그게 나였고,
지금도 역시 서울보다는 서울외곽이나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내는 것이 나에게 더 잘 어울릴 것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다.
신께서 나의 DNA를 착각하시고 서울에서 태어나게 하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래서, 강원도 가서 살고 싶다, 남해가서 한달 살기 할까? 뭐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
주변에서는 하루 이틀이야 살겠지.. 막상 가서 살면.. 적응하기 어려울 껄? 너 계속 서울에서 살았잖아. 한다.
과연.... 그럴까?
그래서, 최근에 조금씩 테스트를 해 보고 있다.
프리랜서라는 직업 덕에, 시간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고..
무리해서 구입합 suv신형 차량은 제주도랑 북한 빼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나의 발이 되어 주고 있으니...
서울 벗어나기 연습을 최근까지도 하고 있다.
그!런!데!
띠로리~~~~
오늘 나의 눈과 귀를 홀리는 사건이 생겼으니...
석촌호수 근처에서 차 한잔을 하려 하는데,
주차장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길을 헤메고 하다가...
계획도시의 야경에 그만 홀려버리고 말았다.
이곳이 이렇게 멋졌었나?
일단, 8차선 이상으로 추측이 되는 확~ 퍼진 차도 옆으로
그리 높지 않은 빌딩들이 일관성 있게 주르륵 서 있고,
알록달록 하지만 그리 과하지 않은 간판이 나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그런 빌딩들 사이에
중후하게 서 있는 현*차 빌딩은 고급의 끝을 보여줬고,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힘차 보였다.
길을 헤메다 들어선 골목.
그 화려한 빌딩 뒤에는
자그막하고 소박하고 무드등 타입의 카페와 식당들..
두 테이블이나 들어갈까 싶지만,
그 곳에서 누군가가 먹고 있는 음식과 그들이 느끼는 만족감이 참으로 궁금했고,
무엇보다 주인장이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져
내가 지금 길을 헤매고 있는지, 감상을 하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설렌다는 표현이 맞을까?
이제서야 보게 된, 화려한 도시에 나는 마음이 빼앗겨 버리고 말았다.
얼마 전, 서울 벗어나기의 일환으로 여행한 강원도 고성.
항구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건어물을 좀 사고, 바닷가 주변을 돌아보고 했더니..
금방 어둑해져... 저녁 7시부터 잠자리에 들었던 것에
나는 좋다고, 나는 만족한다고... 자연의 흐름을 거스리지 않고
하나가 된 것 같다고 그랬었던 나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렇게 서울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나의 서울벗어나기... 가능할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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