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나로써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영양제를 먹는다니~ 나원참!
하지만,
이런 생각이 얼마나 미련한 것인지
이제서야 깨닫는다.
고등학교 때
말랐지만 그래도 건강해 보였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의 집이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친구의 엄마는
그 친구와 동생에게 어디어디 유명한 한의원에서 비싸게 지은 보약을
여름방학, 겨울방학에 꼭꼭 챙겨주셨고,
그 친구의 도시락 반찬은
항상 고기가 있었다.
그 때에는
친구는 몸이 약하니까, 난 건강하고.. 라고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는 건강을 저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비교적 건강한 부모님의 좋은 유전자를 받았고
채식과 유기농을 선호하시는 모친 덕분에
어렸을 때에 인스턴트는 거의 먹지 않았고,
산과 들을 뛰어다니던 나에게는 정말 잠이 보약이었다.
피곤하면 평소보다 3~4시간 일찍 잠이 들었고, 그 다음 아침에 일어나면 세상 멀쩡했다.
편식도 안 했다.
밥과 김치가 있으면 왠만하면 다 오케이!
퇴근하고 또다른 일정은 너무나 당연한 스케쥴이었고
그렇게 뛰어다녀도 멀쩡했다.
이러던 내가...
30대가 들어서면서..
건강과는 멀어져갔다.
선근증 때문이라고, 내 몸에 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런들, 저런들... 지금 당장 기운이 없고 힘든 것이 현실인데.
그래서,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왠지모르게 자존심이 상했다. 몸 관리.. 어디에 의지하지 않고
나 스스로 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컸던 듯 싶다.
하지만,
지금은 좋다는 건 다 먹는다.
프로폴리스, 비타민C, 루테인을 먹으면서 너무 많이 먹는 것 아닌가 했는데
한 약사 유투버가 8개를 먹는다고 해서
오메가3와 마그네슘을 주문해서 오늘부터 먹는다.
5가지를 먹는다.
오메가3는 크기가 커서, 삼기면... 목을 스치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 먹는다.
조금씩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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