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중입니다
무기력 할 때, 듣기 싫은 말
박월천
2021. 4. 25. 21:22
"엄마. 나 직장 쉬고 싶어. 딱 3개월만.
어디 시골가서 하나로 마트에 하루 4~5시간만 일하고,
동네 할머니들 심부름하고, 차 태워드리고, 밥이랑 반찬 얻어 먹으면서...
그렇게 3개월만 쉬다가 오면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말만한 딸년 입에서
이런 말을 들은 올해 칠순을 맞이하신
나의 모친도 당황스럽긴 했을 것이다.
당황했을 법한 모친의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하지만,
반사적으로 나온 모친의 말들에
나는 결국 폭발해서 눈물을 뿜어내고야 말았다.
나이는 먹을 대로 먹어서,
직장이나 투정하는 꼴을 언제까지 봐 줘야하냐는...
그렇게 의지가 없어서 어떻게 하냐는...
니가 그래서 어떻게 상담을 하냐는...
엄마는 언제까지 니네 뒤치닥거리 해야 하냐는...
그 말들에...
나의 억장도 무너져 내렸다.
나의 무기력이...
이렇게 인정받기 어려운 일인가?
3개월 쉰다면 쉬어지나?
나 힘들어요. 나 좀 토닥여줘요. 이 이야기인데
나이드신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는
의지박약에,
책임감 없는 상담사로 나를 몰아가야만 했는가..?
칠순이신 모친에게
너무 많은 이해를 바란 나의 잘못이겠지?
여러분.
저 좀 토닥여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