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근증과 내막증 이야기
선근증 일기 1일차 (2021. 2. 3)
박월천
2021. 2. 6. 00:15
가장 먼저는 정말... 왼쪽 허벅지가 칼로 베어 나가는 것 같았다.
평소에도 왼쪽 허벅지를 톡톡 건들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허벅지에 돼지껍데기 하나를 덧대고 만지는 것 같이
이질감이 느껴졌었다.
생리할 때마다 허벅지가 아프긴 했지만, 이번엔 정말 애리게(?) 아팠다.
마침 다행이 수요일은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라
마음 편히 고통을 맞이했고, 엄청난 출혈과 불편함을 감당하리라 이를 악물고
버티기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아뿔싸.
진통제가 한 알도 없다.
한번 살때마다 2통씩 사다 놓으면 그래도 몇알씩 남았는데
지난달에 많이 힘들었었나 보다.
어제부터 생리 시작을 알리는 여러 싸인이 보였을 때,
난 무엇을 믿고 싶었나?
보통의 생리통을 기대했었나?
진통제 없이 지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나?
......
횡단보도 한번 건너고, 코너에서 돌면 나오는
그야말로 코 앞 약국을 가기 위해
발걸음을 떼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 코 앞이지만 차를 가지고 가자.
그런데, 주차장까지 어떻게 가지...
끊어질 듯한 요통과 이미 남의 살이 된 것 같은 허벅지로 앞세워
엘리베이터 앞에 서니 눈물부터 난다.
너무... 아프다...
하지만, 지금은 울 수 없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진통제다.
진통제 뿐이다.
부탁할 그 누구도 지금은 없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물고 약국에 다녀왔다.